<2007년에 천천히 나눠먹자!> 정치

선거구제 개편에 대하여 각 당의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현재의 제도가 가장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과 일치하게 논의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지금은 민생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명분을 가지고 초지일관한 모습을 보인다.

1.늘 반복되는 게리멘더링.

흔히 선거구제 개편은 여야가 합의처리하는 것이 오랜 관행이라고 한다. 그간에 다수결로 밀어부쳐서 선거법을 고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런 관행론이 나오는 것은 항상 정치인들이 게리멘더링을 했다는 고백에 다름아니다.

게리멘더링이란 각 정파나 정치인들이 서로의 이익을 챙기고 나누는 방법으로 선거제도를 만들고 선거구를 획정하는 것을 일컫는다. 말하자면 여야나 정책지향을 떠나서 선수들끼리 이익나누기를 한다는 것이다. 게임의 룰을 선수들끼리 결정하는 관계로 의회민주주의를 하는 나라들은 이것을 완벽히 피할 수는 없게 되어있다.

우리의 선거법과 선거구획정도 예외없이 기성정치인들의 기득권을 잘 지키기 위한 게리멘더링으로 점철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유력한 정치인의 당선이 유리한 방향으로 서로 챙겨주는 방식이었다. 항상 국회의원들이 정당의 의석수에 따른 구성비율로 협상을 해서 서로 이익을 챙기는 상생(?)의 정치가 이 때는 비교적 잘 되었던 것이다.

2.선거제도의 개선은 정말 급하지 않은가?

선거제도를 개선하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유는 바로 정치인들의 게리멘더링의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자신이 불리한 방향으로 개정되는 것을 막으려할 것이며, 누구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의 개정을 주장할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서로 주고받는 뒷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선거가 임박할수록 모두가 다급한 일이기 때문에 게리멘더링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뿐이다.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이나 대의명분은 모두 접어두고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에 바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선거가 임박해서 논의를 하자는 것은 바로 서로 선수끼리 서로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자는 말이나 다름이 없다.

민생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은 선거제도같은 것에 관심이 없다고 하는 논리로 지금은 논의를 하지말자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선거제도를 논의하면 경제가 더욱 어려워지거나 그것을 하지 않으면 경제가 바로 살아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제는 그 나름의 중요성을 가지고 있어서 매일 현안을 점검하고 정책을 수립하여 실행하고 다시 효과를 측정하는 일상사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경제가 회복되면 선거구제를 논의하기 위하여 경제를 모두 놓아두고 선거구제만 논의할 수가 없듯이 정치도 마찬가지이다. 경제가 어려우니 정치를 하지 말자는 것은 말이 안된다. 정치는 바로 어려운 경제를 살리는데 필요한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모든 일을 소홀함없이 시의적절하게 다루는 것이 옳다. 밥이 모자랄 지경이니 반찬은 필요없다고 하는 것이나 반찬이 없으니 밥도 하지말고 굶자고 하는 것은 그저 어설픈 말장난이다.

언젠가 할일 이라면 임박한 시기에 졸속으로 나눠먹지 말고 여유있게 미리 준비하는 정치가 민생경제를 챙기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다. 그 때가서 경제를 팽개치고 정치만 할 것도 아니지 않은가?

3.한나라당의 논의회피는 정치를 수구하는 모습이다.

한나라당이 선거제도의 합리적인 개선을 논의조차 회피하는 것은 매우 옳지 못한 일이다. 앞서 밝힌 것처럼 시기상조론도 아니요 민생경제론도 아니다. 국민이 그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도 그저 핑계에 불과하다. 언제는 정치인들이 국민의 여론을 살펴서 국민이 원하는 일만 했었는가? 국민의 80%가 반대를 하더라도 정치적 이익이 있다면 강행하지 않았는가? 국민은 그것을 하고 안하고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옳은 방향으로 하는냐 아니냐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지금의 제도에서 가장 득을 보는 정당은 한나라당이다. 지역구도를 심화시키든지 민의를 적절히 담아내지 못하든지 한나라당은 신경쓰지 않는다. 오로지 현재의 소선거구제와 낮은 비율의 비례대표제가 유리한 것이다. 가장 강력한 정치적 무기인 지역주의를 기득권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급하면 지역주의 자극하는 것으로 선거를 이길 수 있는데 왜 그런 밥그릇을 놓겠는가?

지난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현제도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린 바가 있다. 그 결과 지금 우리의 정치는 서민들의 옹색한 생활을 방치하고 보호하는데 그리 힘을 기울이지 못하는 정치지형을 만들었다. 만일 지지율과 일치하는 의석을 얻어서 민주노동당이 39석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였다면 사정은 많이 다를 것이다. 복지와 분배를 터부시하는 우리의 경제과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바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지지율보다 훨씬 많은 의석을 과점하고 서민의 삶을 살피지 않은 결과 지금의 민생문제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는 것이다. 탄핵이라는 초유의 이슈가 없었다면 아마도 한나라당의 의석은 200석을 넘어 단독으로 개헌을 추진할 수 있는 수준에 달했을 것이다.

현행의 제도를 유지하면 한나라당은 항상 제1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영남의석을 싹쓸이하고 수도권의 부촌을 싹쓸이하는 것으로 충분히 과반수를 넘길 것이다. 한나라당이 원하는 것은 바로 지금의 제도 그대로이다. 지역구도는 약화되면 큰일나는 보배와 같은 것이다. 한나라당이 나중으로 논의를 미루고 급할 때 대강 논의를 해서 가급적 현재의 제도를 유지하려는 의도는 여기서 발생한다.

바로 논의를 총선전으로 미루자는 의도는 현재의 정치적 제도를 수구하자는 것이다. 지역구도는 허물지 말자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다. 급할 때 과연 한나라당이 버티고 있으면 고칠 수가 있겠는가? 아마도 흉내만 내는 선에서 대강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정치를 수구하려는 의도를 민생경제라는 허울로 감추려는 의도를 국민은 간파해야 한다.

4.언제,어떻게 고칠까?

고치는 것은 빠를수록 좋다. 현역의원들이 다급한 처지가 되기 전에 대의명분이 먹힐 때 고쳐야 한다. 그들이 자신의 당선이 지상과제인 상황에서 고치자는 것은 게리멘더링을 하자는 노골적인 의도를 드러내는 일이다. 지금 해도 어려운 것이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가당키나 하겠는가?

방향은 지역구도를 완화하는 것과 민의를 적절히 반영하는 쪽이다. 중대선거구제나 도농복합이나 지역에서 1위가 모조리 특정당인 상황에서 소선거구제는 지역구도를 고착화하고 강화하는 제도여서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

비례대표를 대폭 늘려서 선거구별 승패와 지역주의가 정치를 좌우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곧 국민의 지지율과 의석비율의 편차를 해소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국민이 지지하는 만큼의 의석으로 정치를 하는 것이 옳다. 다양성이 점점 높아지는 시대에 당연히 다당제로 나아가야 할 필요성도 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구도의 정치분포는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여러 당들이 서로의 정책에 따라서 공조와 반대의 입장을 의회에 담아내는 방식이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대립과 증오의 정치를 끝장내는 길이기도 하다. 민생경제가 외면할 일이 아니듯이 우리의 미래정치지형도 미루고 회피할 일이 아니다.

선거제도의 개혁을 논의하는 일이 민생경제를 희생하는 일이 된다는 논리는 전혀 근거가 없는 일이다. 행정부가 모두 일을 하지 않고 선거구제를 논의할 것도 아니고 국회의원이 전원 다른 일은 외면하고 선거제도만 논의할 필요도 없는 것이라면 재경위와 재경부는 경제를 챙기고 정치개혁특위를 만들고 소속의원들은 선거제도 개혁을 논의하면 되는 일이다.

지금 논의해서 속히 끝내고 가는 것이 옳다. 그것이 경제를 살리는 방향으로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견인할 것이다. 그렇다면 하루가 급하다. 비례대표를 적어도 1/2로 해야 한다. 소선거구제의 사표과다를 막고 민의를 적절히 반영해야한다.누구도 경제를 위하여 정치를 하지 말라는 요구를 한 바가 없다. 소모적 정쟁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정쟁도 기득권을 지키려고 버티는 자들의 책임이다. 개혁이 문제는 아니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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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이경수 2005/09/15 17:28 # 답글

    흐미.. 엄청나네..
    노가다도 이런 노가다가 없을텐데,
    비토형, 대단하십니다. 원츄~~
  • 이경수 2005/09/15 17:29 # 답글

    윽.. 윗글하고 이거.. 람보님이 아니라 물뚝입니다. 집사람이 성경작업하면서.. 이글루 자동 로긴을 해 놨네요.
  • 이경수 2005/09/16 12:09 # 답글

    아니, 내 이름이 언제 여기...
    하긴 진짜 엄청나네. 이걸 언제 다 쓰는겨?
    독수리타법으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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