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많고 비싼 나의 호주운전면허증 my stories

필자는 한국에서 15년 이상을 사고는 물론이고 벌점도 없이 운전하다 이민을 왔다. 물론 이민생활에 있어서는 초보자이다. 지난 5월 28일 아침 시드니 공항에 도착한 후 이제 막 정착하려고 노력하는 새내기일 뿐이다.

 

한국에서 가져온 국제운전면허증을 가지고 3개월은 합법적으로 운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권을 제외하고는 마땅히 사진이 들어간 신분증이 없어서 운전면허를 취득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혹시라도 면허시험에 실패하면 Learner's License를 받아야 하기에 상당히 위험부담이 있는 결정이었다.

 

한국처럼 운전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아무런 문제없이 운전을 했다는 점에 기대어 용감하게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호주의 운전면허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Knowledge Test부터 그리 간단치가 않았다. 인터넷으로 연습을 했지만 확신이 없었다. 첫 12문제에서는 좀 틀려도 문제가 없지만 후반부의 30문제 중에서는 2문제만 틀리면 무조건 탈락이다.

 

RTA에 찾아가서 접수를 하고 Knowledge Test에 응시했다. 중간에 입력실수를 해서 긴장했지만 더 이상의 실수는 없었고 겨우겨우 합격했다. 곧 바로 Learner's License를 받을 것인지 Driving Test 접수를 할 것인지 묻는다. 물론 바로 접수를 했다. 3주 후에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다.

 

곧 바로 지인을 통해 운전 교습하는 분과 연락해서 연습을 해 두었다. 시험당일 또 다시 연습을 하고 시험에 응했다. 엄청난 긴장이 엄습함을 느꼈다. 만일 떨어지고 나면 아이들 Pick-up도 할 수가 없다. 2KM나 되는 거리를 아이들이 걸어서 다녀야 하고 쇼핑도 다닐 수 없다. 반드시 합격하지 않으면 안 될 나름의 절박성이 있었다. 한국에서 면허시험을 볼 때처럼 '떨어지면 다시 보면 된다.'는 느긋함은 아예 없었다.

 

과도하게 긴장한 결과 몇 가지 실수를 하고 말았다. 점수는 94/103이었으니 합격선인 90점이 넘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사소한 실수가 결국 Fail Item이어서 불합격하고 말았다. 결국 Learner's License를 받지 않을 수 없었다. 하늘이 캄캄하고 암담했다. 아이들에게도 미안하고 새로 다니기 시작한 TATE에도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다닐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새로 시작한 Part Time Job을 시작하자마자 그만둘 수도 없었다. 매일 온 식구가 상당한 거리를 걸어서 다닐 수밖에 없었다. 모두 지치고 힘들었다.

 

그나마 걸어서라도 다닐 수 있는 거리에 City Rail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일요일에 교회 가는 문제는 대책이 없었다. Rail road가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불순한 마음을 먹었다. 거대한(?) 불법행위를 저지르기로 마음을 먹었다. 게다가 아직은 도착한 지 3개월이 안돼서 국제면허증을 제시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안일한 생각이 결국 화를 부르고 말았다. 아이들을 교회에 데려다 주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우연히 Round About에서 경찰차를 마주하고 말았다. 우회전을 하니 경찰차가 내 뒤를 쫓아온다. 우회전 깜빡이를 켰는데 동그랗게 회전하는 동안 꺼져 버렸고 경찰이 보는 순간에는 신호 없이 우회전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위반사항에 대해서 처분을 받을 각오는 했다.

 

그러나 국제면허증을 제시하니 그 것을 가지고 다시 면허내용을 조회해 보는 것이 아닌가? 결국 Instructor없이 운전한 것과 L자 표시를 붙이지 않은 것, 그리고 우회전 깜빡이를 켜지 않은 것까지 합해서 무려 985불에 달하는 거액을 물어야 했다. 그 날 이후로 한동안 운전석을 쳐다보기도 싫었다. 내가 저지른 잘못이지만 그저 분하고 억울할 뿐 이었다.

 

그 일이 있은 몇 주후에 나는 다시 Driving Test에 응시하도록 예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예정된 8월 25일 드디어 운전면허를 취득하였다. 사연 많고 비싼 면허증을 손에 쥐고 느꼈던 그 회한의 감정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5월 28일에 도착해서 채 3개월이 안 되는 8월 25일에 면허를 취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과정에서 이미 너무 많은 출혈을 한 셈이다.

 

만일 내가 면허시험에 응시하지 않았다면 나는 합법적으로 8월 27일까지는 운전을 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괜히 응시해서 화를 자초한 것이다. 바꿔 말하면 이 나라의 면허관련 법 규정에 모순이 내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고 있었다면 합법이었을 행위가 뭔가를 시도하다 실수를 하니 곧 바로 불법이 되어 버렸다는 사실이다.

 

물론 Learner's License를 가지고 혼자서 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운전한 나 스스로의 잘못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거액의 벌금을 지체 없이 곧 바로 납부하였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뭔가를 시도하는 것이 불이익을 가져오도록 만드는 법 제도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 뭔가 시도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불리하다는 것은 동기나 유인을 앗아가는 일이다. 그 것이 특히 바람직한 일이라면 확실히 그런 제도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일부국가 출신들은 곧장 자국의 면허증을 인정받고 있는 점도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부분이다. 물론 각 국가와의 특수한 관계를 고려하여 이 나라가 정한 주체적 제도나 규정을 우리에게 불리하다고 고치라 요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운전면허의 취득이 쉬운 것으로 알려진 나라의 면허는 인정하면서 한국처럼 나름 까다로운 면허 제도를 운영하는 나라의 것은 인정하지 않는 데에 모순이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호주라는 나라에게 제 4대 교역상대국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나라에게 한국은 매우 중요한 상대국임에 틀림이 없다. 물론 한국이 필수적 자원을 많이 수입하는 것이기에 교역의 필요성은 한국이 더 많이 느낄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이 엄청난 교역량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걸 맞는 상대로 인정받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이런 일이 단지 운전면허 문제에만 국한되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과연 이 나라에서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또 양국 간의 관계에 있어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다른 나라와의 관계가 자유무역협정이나 지리적 거리등 특수한 관계에서 기인한 것이라 하더라도 여전히 형평성의 문제는 남는다. 교민사회는 물론이고 우리 모두가 여기서 좀 더 노력하여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노력해야 할 이유가 아닐까 싶다.

 

물론 필자의 경우처럼 어리석은 불법행위를 자행하는 일은 우리 스스로의 위상을 깎아내릴 뿐이다. 이 들이 만들고 운영하는 법제도를 최대한 정확히 알고 준수하면서 문제가 있다면 그 것에 대하여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고 고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종종 인기 없는 이 나라의 야당 당수가 한국의 대통령과 비교되는 것을 보면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과연 우리는 이 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이고 있는지를 돌아볼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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