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선이 뭘 그리 잘못했다는 것일까? 사회,문화,교육

배우 김민선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로부터 피소를 당한 모양이다. 이 일에 대하여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매우 점잖은 말투로 피소된 여배우를 나무란다. 그에 대하여 배우 정진영이 나서서 반론을 한다. 또 변희재씨가 나서서 배우 정진영에게 잘 알지 못하면 함부러 나서지 말라고 했고, 다시 배우 박중훈은 자신이 정진영보다 지적수준이 더욱 낮다면서 지적수준이 안되면 자기의사표현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반박한다.

미국산 쇠고기는 청산가리만큼 위험한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아마도 이렇게 말하면 그 업체의 대표는 고소하기가 좀 어려울 것이다. 만일 도축과정과 검역과정에 문제가 생겨나서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가 들어와서 식탁에 오른다면 청산가리만큼 위험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없는 쇠고기만 철저히 골라서 들여 온다면 전혀 위험하지 않을 수 있다. 이쯤되면 이 글에 대한 수입업체 대표의 입장은 더욱 난감해질 것이다. 소송은 커녕 심지어 자기 편인지 반대편인지조차 구분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배우 김민선이 한 발언은 명확히 허위사실이거나 아니면 정확히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어떤 경우에는 정확한 사실이고 어떤 경우에는 전혀 사리에 맞지 않는 말일 수 있다는 것이다. '도축과정과 검역과정이 완벽히 작동한다 하더라도 그 것은 청산가리와 같이 위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면 전제조건과 결론이 모순이므로 허위사실이다. 아무리 어린 여배우라 하더라도 그렇게 완벽하게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가 얻을 커다란 이윤획득 기회를 박탈했다면 아마도 손해배상은 아니라도 공식사과 쯤은 해야 하지 않을까 여겨진다.

김민선이 미국산 쇠고기를 청산가리에 비유한 것을 보고 그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회피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의 상식으로 판단해 보건데 그 말로 인하여 먹으려 하다가 마음을 바꿨을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 녀를 무척 좋아하는 팬이라면 혹시 그녀의 말을 금과옥조로 믿고 따랐을지 모르나 과연 그러한 사람들로 인하여 상실한 업체의 이윤이 수억원에 달할 수 있을까?  

차라리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위생조건을 전면허용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국민에게 보여준 앞뒤가 맞지않는 행태를 보고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들이 훨씬 많지 않을까 싶다. 바로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하여 신뢰가 가지 않아서 뭔가 꺼림직한 느낌이 들어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 않았다면 그럴 뜻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피소대상은 다름아닌 이명박 대통령과 농림부 장관 및 통상교섭 본부장이 돼야 할 것이다.

만일 그 녀의 발언이 허위사실이어서 업체에게 손해를 끼쳤다면 아마도 앞으로는 국어의 문법도 바꿔야 할 것이다. 우리는 종종 어떤 사물을 다른 사물에 비유하는 경우가 있다. 또 그 과정에 과장법을 사용하는 경우도 흔하다. 물론 그런 비유법과 과장법을 별로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사용하고 있다. 자신의 주장에 대하여 좀 더 설득력을 더하기 위한 경우와 상대방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가 승소를 한다면 앞으로 우리는 비유법과 과장법을 극도로 조심하면 살아야 할 것이다.

전여옥 의원의 충고

전여옥 의원의 충고는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업체를 편들기 위한 것일까? 아니면 피소를 당하여 당혹스러운 어린 여배우를 진정으로 걱정하여 하는 충고일까? 아마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인하여 촛불이 일어났고 그 것에 대한 반감을 이 일을 계기로 풀어내고 싶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집권여당의 국회의원 쯤 되는 사람이 곤란한 일을 당한 어린 여배우에게 그런 식의 충고를 하는 것은 거의 조롱으로 해석될 일이다. 나와 반대되는 입장에 서더니 참 안됐다. 그러게 입 좀 닫고 있지 그랬어? 이런 식의 조롱말이다. 마치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것과 같은 꼴이 아닌가? 아뿔싸! 비유법과 과장법을 함부러 쓰다가는 큰일 날 텐데 조심해야 겠다!

게다가 배우를 공인이라 규정하는 것은 합당한 일일까? 배우는 공공의 이익에 종사하기 위한 직업도 아니다. 그저 자신의 돈벌이를 위해서 영화활동을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인기를 얻으면 자연스럽게 여러사람에게 영향을 좀 끼칠 수는 있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익을 추구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공인딱지를 붙여서 입을 막으려 하는 것은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설혹 공인이라 하더라도 사적인 영역에서는 자신의 견해를 밝힐 수 있어야 맞지 않을까? 아직도 대한민국이 민주국가라면 말이다.

변희재씨의 궤변

위의 이유에서 배우 정진영의 반론은 매우 상식적이고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공인이라면 적어도 공익에 종사하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국회의원처럼 공인인 사람이 또 어디에 있으랴? 정말 국회의원들은 함부러 아무 말이나 해서는 안되는 것이 아닐까?

변희재씨의 정진영에 대한 반박은 그 편 사람들에게는 매우 통쾌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잘 알지도 못하고 지적능력에 의문이 있는 사람들은 함부러 반론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니 얼마나 통쾌한 주장인가? 지적능력이 훌륭하면 좋은 일이다. 나쁠 것이 없다.

그런데 그런 주장을 하는 본인의 지적 능력은 과연 얼마나 될까? 이런 지적능력이 그리 높지 못한 나 같은 사람이 나서서 함부러 반론을 제기하다니...또 지적능력이 높은 분에게 큰 불경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인 아닐까? 아무래도 아주 똑똑한 사람들만 말을 하고 주장을 펴고 그래야 하는 세상이 도래한 것인가?

우매한 지적능력으로 이해하기로는 민주주의란 누구나 동등한 의사표현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알고 있는데 그 것이 잘못된 상식일까? 지적 능력이 모자라서 시대의 변화를 잘 읽지 못하고 아직 민주주의 타령을 하고 있나? 지금 이시대는 그러한 과거의 상식과 많이 달라진 것일까?

나 또한 배우 박중훈 씨처럼 지적능력이 높지 못해서 이런저런 말을 해서는 안되는 모양이다. 변희재씨! 얼마나 공부하고 지적능력을 배양하면 당신처럼 말을 해도 상관이 없을까? 당신의 지적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좀 소상히 설명해 보시구려. 참 어려운 세상이 도래한 모양이군. 아무나 나서서 대통령을 **놈, *새끼라 하던 사람들이 많았었는데 이제는 대통령도 아닌 그냥 쇠고기를 가지고도 말을 함부러 해서는 안되다니...시대변화에 적응하기가 어렵긴 어렵구만!

에이미트, 김민선, 전여옥, 정진영, 변희재, 박중훈...

평소에 그다지 영화를 많이 보는 편도 아니고 김민선이라는 여배우 얼굴은 알고 있었지만 이름과 동시에 기억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 녀를 편들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정진영, 박중훈 모두 그리 평소에 좋아하는 연예인이 아니다. 하긴 따지고 보니 좋아하는 연예인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일에 관한한 나는 김민선과 정진영 그리고 박중훈의 편에 서고 싶다. 어쩐지 그 들의 지적수준이 나와 가까워 보여서이다. 자신이 왜 고발당해야 하는지 그 이유조차 납득하기 어려운 여배우, 정치인 나리께서 점잖게 나무라는 소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반박하는 배우, 유명한 보수논객께서 하시는 말씀을 이해하지 못해서 헷갈려 하는배우가 훨씬 내 생각과 상식에 어울리는 듯하다.

정권이 바뀐지 이제 1년반 쯤 되어 가는데 여전히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를 향수하는 나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시는 사장님, 집권여당의 국회의원, 보수논객님 들의 사고를 따라가지 못하겠다. 아니 역부족으로 느껴진다. 이제 시대는 뭔가 지적능력이 훌륭한 사람들만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가는 모양이다. 혹시 이 글도 지적수준도 낮으면서 함부러 촐랑대는 것은 아닐까? 걱정된다. 그렇다고 뚫린 입을 어쩌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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