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법을 만든다고...? 게시판,상호관계

 

연기자 최진실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그 녀가 잘 알려진 스타이기 때문이 아니라 아직도 젊디 젊은 생명이어서 안타깝다. 이 세상에는 사람의 목숨보다 소중한 가치가 없다. 그 무엇도 자신의 목숨과 바꿀 수는 없다. 그런데 오죽하면 스스로 어린 자녀들을 놓아둔 채 스스로 그런 선택을 했을까? 견디기 어려운 일들이 그녀를 괴롭혀 왔음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인터넷의 폐해

인터넷은 현대사회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문명의 이기이다. 이제 인터넷과 단절된 현대인의 삶은 상상하기 어렵게 되었다. 지구촌의 수 많은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인터넷을 발달은 또 하나의 혁명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항상 인류가 만들어낸 문명의 이기들은 부작용을 낳는다. 불의 사용이 인간을 화마의 희생양으로 만들기도 한다. 원자력이 인류를 멸망으로 이끌지도 모르는 재앙을 잉태하고 있다. 지금 인터넷도 수 많은 해악을 만들어내고 있다. 심지어 인터넷 악성댓글이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일조차 일어나고 있다.

고 최진실씨도 생전에 악성루머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 루머의 내용은 알고 싶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 고인에게 막대한 정신적 고통을 안겨줬다는 점을 아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인터넷으로 인하여 정보의 소통이 빨라진 탓에 이런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 정도로 충분히 위력적이다.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여전히 말도 안돼는 악성댓글들이 달리고 있다. 상대방을 모욕하는 글, 누군가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하는 글, 심지어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는 글들이 즐비하다.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아마도 정치적 목적을 위한 허위사실과 명예훼손 그리고 모욕죄에 해당하는 내용들일 것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글이나 사진 그리고 동영상이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아가거나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야기한다면 뭔가 현실적 대책이 필요하다. 그냥 방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 이순간에도 누군가는 인터넷에 의하여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당하는 사람에게는 엄청난 고통이다.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최진실법을 만들면 해결될까?

지금 정치권에서는 이른 바 최진실법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다. 특히 한나라당에서는 이 일에 열의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압도적 다수의석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법을 통과시킬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 법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사이버 모욕죄를 신설하고 인터넷 실명제를 강화하여 규율한다고 그리 달라질 것같지 않다. 오히려 정치적으로 권력을 가진 측이 악용할 가능성만 높아진다. 특히 집권세력에 비판적인 네티즌들의 입에 재갈을 물릴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특히 집권세력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볼 수 밖에 없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문제로 전국에서 촛불의 항의가 있었다. 이 일로 인하여 집건세력이 곤란한 처지에 놓였음은 불문가지이다. 또 그 도화선이 인터넷에서 불붙여진 것이라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한 적절한 통제의 필요성을 느꼈고 그 이후로 인터넷 통제에 대한 논란이 시작되었다.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리고 이미 우리의 형법상에는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규율할 수 있는 수단들이 널려있다. 모욕죄, 각종의 명예훼손죄 등이 모두 현행 형법상의 범죄로 규율되고 있다. 이미 범죄가 발생하면 충분히 처벌도 할 수 있음에도 추가로 법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인터넷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국민의 의사도 그 것이 엄밀한 범죄가 아니라면 널리 허용되는 것이 옳다.

법을 만들어 시행하더라도 그리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이미 범죄에 해당하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 데 새로운 법이 하나 더 생긴다고 그리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는 근거가 없다. 이른 바 최진실 법은 그래서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악용할 소지가 있고, 이미 실정법이 규율하고 있다. 각별히 효과를 기대할 수도 없다.

사용자의 의식을 높여야...

열명의 경찰이 한 명의 도둑을 완벽히 막을 수는 없다. 모두가 죄의식이 없고 이기적인 행동을 한다면 공동체는 깨질 수 밖에 없다. 결국 범죄가 없는 사회를 만드는 첩경은 구성원의 의식을 깨우는 것이다. 끝 없이 사회구성원을 설득하여 자각하게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면 함부러 누구를 모욕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하지는 못할 것이다. 지금 근거없이 아무 소리나 지껄여대는 인터넷 사용자들을 법으로 통제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사이버 수사대를 지금의 열배로 늘린 들 모든 사이버 범죄를 소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는 행위가 잘못된 것임을 자각하는 일이다. 대대적 홍보가 필요하다.

사람의 자발적 노력에만 의존하고 아무런 제도적 노력을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현행법을 엄격히 해석하여 범죄를 구성하기에 충분한 경우라면 철저히 적발하고 의법처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법이란 본래 인간의 자유의지에 의하여 통제될 수 없는 부분을 규율하는 데 있는 것이다. 누군가 잘못에 대한 징치를 받지 않았던 경험을 하면 또 다시 반복할 뿐 아니라 타인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파할 위험도 있다. 수사기관의 좀 더 과학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 수사기관의 노력이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신뢰가 있어야한다. 사회구성원이 적어도 수사기관을 공정하다고 믿어야 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이나 검찰이 집권세력의 수족처럼 움직여진다면 누구도 그들의 규율을 다를 수 없게 된다. 정치적 목적으로 법을 악용하여 네티즌을 탄압하지 않을 때만 단속이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불편부당한 검경의 태도가 절실하다.

새로운 법을 만들어서 해결할 수도 없고,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인터넷 사용자들의 전반적 의식고양이 필요하다. 정보통신 당국자들의 홍보노력과 수사기관들의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이 가시화되어야 한다. 법을 새로 만들지 않아도 악성댓글을 막을 길은 있다. 어렵고 멀더라도 정도를 가야한다. 실효성이 별로 없어 보이는 법을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

끝으로 고 최진실 씨의 명복을 빌며 부디 편안히 영면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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