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냉엄한 현실과 정권의 정책방향 경제

 

이명박 정권은 '경제를 살리겠다'는 구호를 내세워 집권하였다. 선거 전 수 많은 사람들이 이명박 후보를 경제살리기의 상징처럼 여겼다. 많은 문제점과 의구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경제를 살려줄 거의 유일한 대안처럼 알려졌다. 하지만 그가 집권하고 7개월이 지난 지금도 경제는 점점 어려워질 뿐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뭔가 잘못된 것이 틀림없다.

한국경제의 현실적 문제점

한국경제의 문제점 중 단연 으뜸가는 문제는 바로 양극화이다. 소득의 양극화, 지역간의 양극화,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 등 다양한 방면으로 진행돼 온 양극화가 핵심적인 문제이다. 물론 이 양극화의 원인은 세계화와 외환위기로 인하여 급격히 밀려 들어온 무한 경쟁의 원리에 있다.

적절한 수준의 분배정책이 실종된 가운데 경쟁을 고양하였기 때문에 시장에서 밀려난 경쟁열위의 주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양극화가 내수부진으로, 내수부진이 투자위축으로, 투자위축이 고용부진으로, 고용부진이 더욱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둘째, 외환위기의 후유증으로 인한 리스크 회피현상이다. 과도한 투자가 부실의 원인이 되고 그로 인하여 파산하는 기업들이 양산되었다. 기업의 투자활동은 본래 적절한 수준의 리스크를 감수(Risk Taking)하는 행위이다. 경제주체들이 극도로 리스크를 회피하면 투자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소비도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이 딱 들어 맞는다.

셋째, 가계의 두가지 부담이 과도하다. 집값이 과도하게 올랐고, 사교육비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집을 사면서 받은 대출금의 원리금을 상환하는 데 소득의 상당부분을 지출하며 평생을 살아가야한다. 또 자녀들이 도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사교육 경쟁에 몰입하고 있다. 엄청난 사교육비 또한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대부분 앗아가고 있다. 이러한 부담들이 가계의 소비를 위축시키고 소비의 위축은 기업의 이윤획득 기회를 앗아간다. 

넷째, 대외변수의 위협을 받고 있다. 문민정부 시절에는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물결이 밀려 들었다. 우리가 원하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시장을 개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외환위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국민의 정부는 외환위기로 파탄난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IMF의 처방에 충실히 따랐다. 이로 인하여 부동산 시장의 과열과 수십조에 달하는 카드채를 물려주었다. 참여정부는 부동산 버블과 카드채의 문제를 안고 있는 상태에서 국제유가의 폭등과 원자재 인플레이션에 직면하였다.

이제 이명박 정권은 높은 유가와 국제 금융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대외 변수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경제구조 하에서 지금의 국제 금융위기는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임에 틀림이 없다. 여전히 한국경제는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뭔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조차 찾아볼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명박 정권의 정책

한국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위에 열거된 원인에 적절한 처방을 내려야한다. 원인을 치료하지 않고는 근본적으로 경제를 살릴 수도 없을 뿐 더러 현상유지도 불가능하다. 그런데 현정권은 원인에 맞는 처방을 하고 있지 못하다. 오히려 원인조차 잘못 파악하고 있는 듯 보인다. 좌파 정책을 손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에서 그렇다. 외환위기를 일으킨 자신들의 과오는 덮어둔 채 지난 10년을 소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일컫는 데에서도 알 수 있다.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재정을 확충하여 소득 하위계층에 대한 분배를 강화해야 한다. 열악한 지방에 교부금을 늘려서 지원해야 한다. 내수과 고용에 기여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그와는 전혀 반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감세안을 남발하고 있다. 상위 2%가 부담하는 종부세를 무력화시키려한다. 소득세의 감세도 상위계층이 더 많은 혜택을 입도록 만들었다. 법인세도 감세하여 대기업에게 유리하다. 이는 필연적으로 복지예산의 축소를 낳을 것이다.

외환위기의 후유증으로 투자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투자를 회피하고 있다. 이에 대한 처방은 기업에게 국내투자의 매력을 높여주는 것이다. 수출기업은 국내에 투자할 이유가 별로 없다. 시장이 넓은 해외로 나아가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다. 내수를 활성화 시키는 정책이 기업의 국내투자를 유발하는 요소이다. 그러기 위해서 소득 하위층에 대한 지원과 복지지출을 확대하는 것이 옳다. 저소득층 가계에 가처분 소득을 늘려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런데 전혀 반대로 가고 있다.

집값은 거품을 빼야한다. 투기적 가수요가 만들어낸 버블이 여전히 상당부분 남아있는 상황이다. 재개발, 재건축에 대한 개발이익은 철저히 환수하여 기대수익을 낮춰야한다. 부동산 과소비를 억제하기 위해서 종부세등 보유세의 부담은 늘여야한다. 최소한 현행의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 이 또한 반대로 가고 있다. 재개발, 재건축에 대한 규제를 풀고, 종부세를 무력화하려고 시도중이다.

사교육의 열풍을 잠재워야 한다. 적어도 입시경쟁을 부추겨서 사교육의 수요를 폭증시키는 정책을 펴서는 안된다. 점차 사교육이 없이도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면 뒤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할 것이다. 그런데 3불정책을 허물겠다고 한다. 자율형 사립고를 세우고, 수월성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이제 국제중학교 까지 만들어서 초등학생 까지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고 있다. 유치원 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학부모가 늘어나고 있다. 지독한 방향착오다.

대외 변수에 대한 대응도 적절하지 못하다. 정권 초기 안정돼 있던 외환시장에 구두개입을 하여 자극을 주었다. 환율이 급등하자 물가에 대한 압력을 줄인다며 외환보유고를 쏟아 부었다. 그러나 여전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팔아치우고 달러들 들고 나가기에 바쁘다. 오히려 정부의 섣 부른 대응이 탈출하는 외국인들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었을 뿐이다. 외환시장에 대한 잦은 개입은 대외적으로 큰 불신요소이다. 개입의 효과도 거두지 못하고 불신만 초래한 셈이다.

대외변수에 대한 것은 우리가 스스로 조절할 수가 없다. 대응 할 수 있는 한계가 분명하다. 재정의 건전성을 높이고, 외환보유고를 충분히 유지하는 것이 그나마 소극적인 대응책이다. 또 수출의존도가 높아서 충격이 커지는 문제에 대하여 내수기반의 확충으로 대응하는 방법 밖에 없다. 그런데 재정의 건전성은 감세한다며 심각히 훼손되고 있다. 시장개입을 위해 외환보유고를 낭비하고 있다. 내수기반의 확충을 위한 지원책은 거론조차 없다.

지난 정권과의 차별화는 무의미

확실히 이명박 정권의 경제정책은 우왕좌왕이다. 일관되게 주장할 것처럼 보였던 시장의 자율조차 스스로 부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경제가 어려운 원인을 지난 정권에게 뒤집어 씌우려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이래서는 원인의 진단도, 옳 바른 처방도 내릴 수가 없다. 문제는 성장률이 아니라 왜곡된 분배구조에 있는 데 성장률에 집착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자율을 확대하는 것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옳다. 특별히 정부의 개입이나 간섭이 필요한 시장실패의 부분에서가 아니라면 시장의 자율은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지금 미국의 금융시장에서 발생한 시장실패는 이미 예견된 것이다. 그렇게 예견되는 시장실패를 막는 데만 적절한 규제를 하면 된다. 그런데 거의 무조건적 시장자율 확대를 주장하더니 지금 외환시장에 대한 개입의 경우는 거의 시장조작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

시장자율을 외친 이유가 지난 정권이 부동산 시장에 가했던 투기억제 정책을 비판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의구심이 든다.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며 투기가 극성을 부리던 시기에 그런 정책을 시행하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는 미국과 같은 금융위기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자국의 화폐가 기축통화인 미국과 우리는 그 것을 견뎌낼 능력이 다르다. 상상하면 끔찍한 일이다.

지금 현정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주장이 있다. 바로 지난 10년의 정권이 가진 자의 것을 빼앗아 없는 자에게 나눠주는 좌파 정책을 펴서 경제를 망쳐 놓았다는 것이다. 종종 배울만큼 배운 한나라당의 국회의원 들조차 그런 엉터리 주장을 늘어 놓는다. 그래서 지난 정권들이 하던 것과 반대로만 하면 다 잘 될 것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과연 지난 10년의 정권이 좌파정책을 추구하였는가? 전혀 그런 흔적조차 찾아볼 수가 없다. 오히려 중도세력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서 당선된 후 그들이 편 정책은 신자유주의적 질서에 부지런히 편입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국민의 정부가 시장의 규제를 철폐하고 부동산 경기를 진작한 사례가 그렇다. 참여정부는 한미 FTA협정을 시작해서 끝 냈다.

물론 외환위기로 사지에 내몰린 극빈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의 도입한 것이 국민의 정부이다. 그 것을 더욱 확대하여 복지예산을 늘린 것이 참여정부이다. 그러나 그 것은 양극화를 완화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할 수준이었다. 거의 흉내를 내다가 말았다고 해야 옳다. 좌파정책은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을지 모른다. 정계의 메인스트리엄이 바로 한나라당이었고, 보수 정치인들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포기할 것은 포기할 때가 되었다. 지난 정권을 비난하여 정치적 이익을 얻기 보다는 현실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필요하다. 또 좌파운운하는 이념공세도 의미가 없다. 지난 정권과 국민을 이간하여 특별히 얻을 것도 없어 보인다. 지금은 모든 책임을 현정권이 져야할 때가 된 것이다. 그렇게 과거 정권의 핑계를 대면 결국 지난 10년 이전의 문민정부에 대한 책임론만큼 사실관계가 분명한 것도 없다. 그러나 그 정권은 바로 현정권과 같은 정치집단이 아닌가?

양극화, 부동산 버블, 사교육 광풍, 과도한 대외의존도 등에 대한 확실한 인식을 바탕으로 모든 책임을 스스로 감당해야 할 것이다. 국민은 더 이상 구구한 변명을 들어 줄 여유가 없다. 하루하루의 삶이 고달프고 괴로울 뿐이다. 지난 정권의 핑계, 국제유가의 핑계,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에 대한 핑계가 모두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죽지도 않은 경제를 살린다고 하였으니 그 약속은 지켜야 할 것이다.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sbadco.egloos.com/tb/4636301 [도움말]

덧글

댓글 입력 영역



호주,이민,교육,시드니

연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