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화물연대, 대책없는 정부대응.

 

화물연대가 파업을 이어가면서 대한민국의 경제가 멈춰 서 버렸다. 수입화물이 공급되지 못하여 공장이 멈추고, 수출화물이 항만으로 이동하지 못해서 수출선적도 멈췄다. 정부는 여전히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고통분담을 말하고 있다. 과연 고통을 분담해서 해결될 일일까?

화물연대가 파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

달러의 약세를 통하여 무역수지의 개선을 꽤한 미국의 정책이 문제의 발단이다. 또 원유수출국들과의 관계악화와 이라크 전쟁을 감행한 부시행정부의 실정도 크게 한 몫을 했다. 그리고 곳곳에서 벌어지는 산유국들의 정정불안도 커다란 문제가 있었다. 게다가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중국과 인도등의 경제개발이 수요를 폭증시킨 반면 공급중가나 새로운 유전의 발전은 속도가 매우 제한적이다.

그렇게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바이오 연료의 경제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식량을 생산하던 많은 땅이 바이오 연료용 옥수수를 경작하여 소위 '애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지구촌 인구의 30%가 넘는 인도와 중국은 블랙홀처럼 원자재를 빨아들였다. 모든 물가가 폭등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국제유가는 지난 5년간 무려 600%가 넘게 폭등하였다. 참여정부 초기 배럴당 20불 안밖이던 것이 참여정부 말기에 100불에 육박했고, 지금은 130불을 오르내린다.

국내적 요인도 제법 심각하다. 모든 물가는 폭등하고 있지만 화물운송료는 별로 변하지 않고 있다. 특히 경유를 사용하는 화물노동자들의 경우 경유가의 폭등으로 운행을 할수록 적자가 커지는 상황이다. 돈을 벌자고 일하는 것인데 돈을 까먹으며 누가 일하려 하겠는가? 특히 경유의 경우 국제가격의 오름새를 훨씬 추월하고 있는 국내가격이 문제가 되었다. 휘발유의 85%에서 90%선에 맞추려던 정부의 목표를 완전히 벗어나 휴발유값을 상회하고 있는 형편이다.

또 다단계 방식으로 화물차주와 화주를 연결하는 방식의 문제가 있다. 각 단계마다 소개비를 받아 챙기면서 화주가 지불한 비용은 커지고, 운송노동자가 받는 운임은 작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정부초기의 파업으로 이미 노출된 문제지만 여전히 해결이 어려운 구조를 하고 있다. 화물차의 공급과잉도 시장을 왜곡하는 문제점이다.

비싼 화물차를 구입하여 힘들게 일하는 활물차주겸 노동자가 착취를 당하고 있다. 누가 고생하고 적자를 보는 일에 희생할 사람이 있겠는가? 화물연대의 파업에 비조합원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는 현실이 그들의 처지를 대변하고 있다. 삶의 문제이고 생존권의 문제가 달려있다.

정부의 안이한 대응.

지금 화물차의 파업이 한국경제를 통채로 정지시켜 버린 심각한 상황이다. 또 이미 일찍부터 예고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실효성있는 대책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겨우 화주들과 화물연대가 서로 고통을 분담하자는 소리를 반복하고 있다. 손해보는 운행을 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에게 무슨 고통을 어떻게 분담하자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 한국경제를 위해서 경제적 약자인 화물운송 노동자가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이상한 말로 들린다.

경유가의 기준을 리터당 1800원으로 놓고 그 것을 상회하는 인상분을 유류세에서 절반만 흡수해준다니 해답이 안나온다. 사실 1800원이면 이미 운송할 때마다 적자라고 봐야한다. 정부가 제시한 것이 전혀 실효성없는 대안이라는 것이다. 적어도 적자가 발생하지 않아야 운행할 수가 있다. 그렇다고 화주들이 요즘같은 원가폭등의 시기에 운송비를 대폭 인상해줄 수도 없다. 정부가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문제이다.

이미 파업이 진행된 것도 사나흘이 지났다. 파업전에 신속한 대책을 세워서 파업을 막는 것이 최선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정부는 실효성있는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 경제를 살리겠다던 정권이 왜 이렇게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것인지 답답하다. 이렇게 해서 무슨 경제를 어떻게 살리겠는가?

지난 정부에서 유류세등의 초과수입으로 국가재정의 잉여금이 발생한 것은 이문제를 해결하는데 하나의 중요한 카드이다. 재정이 모자라서 고민하는 상황이라면 그만큼 대책을 수립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이정부가 그나마 하나의 유용한 카드를 손에 쥐고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 이조차 어설픈 행동으로 스스로 발을 묶고 말았다. 재정잉여금을 국민에게 직접 환급해준다는 것이다.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정책이다. 재정의 잉여금이 있다면 생산적 부문에 투자하여 일자리를 만들 생각은 안하고 소비하라고 돌려주면 경제적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다. 저소득층에 세금을 돌려주는 행위는 자신들이 비난하던 좌파정책의 전형이다. 현 집권세력이 좌파정권이라 비난하던 지난 정권조차 상상하지 못할 좌파정책이다.

그렇게 재정잉여금을 소진해버리면 상대적으로 유류세와 관련된 어떤 정책수단을 마련하기가 어렵다. 잠시의 인기를 위한 표퓰리즘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발이 묶여서 지금 화물연대의 파업을 해결할 카드가 마땅챦은 상황이 되었다. 정권이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이미 화물차주들의 생존이 경각에 달린 일은 오래전 일이다. 왜 유용한 카드는 다른 곳에 허비하고 전전긍긍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세금환급을 취소하고 유류세를 인하해야...

화물연대의 파업은 하루속히 끝나야한다. 한국경제를 더 깊은 구렁텅이에 빠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매우 화급한 일이다. 그러나 화물차주들에게 적자운송을 시킬 수도 없고, 시켜서도 안되며, 시킬 방법도 없다. 화주들에게 운송코스트를 대폭 부담하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결국 정부가 재정으로 해결해야 풀릴 문제이다.

물론 경유의 환경파괴에 대한 염려로 소비를 제한할 필요성은 세계적으로 공감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더욱 다급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유류세를 대폭 낮춰서 화물차주들의 부담을 줄여줘야한다. 기준가격을 리터당 1800원이 아니라 1500원선으로 낮추고 상회하는 금액의 절반이 아니라 전액을 유류세에서 흡수해야 옳다. 우선 그렇게라도 경제를 돌아가게 만들어야 또 세수를 확보하고 재정을 꾸려나갈 수 있을 것이 아닌가?

화주들의 경우도 조업을 중단하는 것보다는 운송비를 조금 더 부담하는 선에서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화물차주들이 적어도 손실을 보지는 않는 선에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조차 부담하지 못하겠다고 한다면 이문제는 풀릴 수가 없다. 물류가 완전히 멈춰버린 상황에서 기업들이 무슨 수단으로 이윤을 창출할 것인가? 물류가 멈추면 생산도 멈춰야한다.

화물차와 화주를 연결하는 시스템도 정부가 개입하여 손을 보아야한다. 지금처럼 다단계로 소개료를 갈취하면 결국 화주의 부담도 늘고, 화물노동자의 수입은 줄며, 정부의 재정부담도 가중된다. 정부가 전산화된 시스템을 구축하여 직접 연결해주는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물류는 대단히 중요한 경쟁력이다. 불필요한 물류비용의 증가는 국가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우리의 물류시스템은 낙후된 편이다. 정부가 개입하여 개선할 여지가 충분하다.

화주들의 비용부담도 많이 증가하지 않으며, 화물운송 노동자의 생활도 향상되고, 국가경쟁력도 높이거나 상실하지 않기 위해서 지금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야한다. 유류세, 화주들의 부담, 연결시스템의 구축을 동시에 해결해 나갈 때가 되었다. 파업이 하루씩 연장될 때마다 한국경제가 상실할 수 많은 기회까지 고려해서 정부는 신속한 조치에 나서야 할 것이다. 경제를 살린다던 정권이 지금 뭘 머뭇거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신속히 행동에 나설 때이다.

by 비토세력 | 2008/06/16 13:01 | 경제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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