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바꿔라! 정치

 

국민의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집권세력이 인적쇄신을 거론하고 있다. 여론의 압박을 피해보려는 고육책일 것이다. 내각을 인선하며 대통령은 'Best of best'라 했었다. 대통령의 그러한 생각은 국민의 판단과는 엄청난 괴리를 보였다. 말하자면 첫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인사였다. 정권이 추진하는 모든 일이 그런 식이었다.

이명박 정권의 실정.

취임한지 3개월을 갓 넘긴 시점에서 이렇게 혹독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한 일은 역사상 처음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안쓰럽다. 채 어떤 일을 시작도 하기 전부터 국민은 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을 철저히 불신하고 있는 것이다. 광화문을 가득 매운 촛불의 행진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협상의 결과가 촉발한 것이다. 하지만 그 것만 국민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 아니다.

대선후보 경선과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수 많은 의혹제기에 시달렸다. 검찰과 특검까지 혐의를 찾아내지 못했지만 의혹을 털어내지는 못했다. 여전히 국민의 뇌리에는 찜찜한 구석이 남아있다. 심지어 자신의 입으로 직접 발언한 것가지 사실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니 국민은 신뢰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인수위를 구성하는 인물들의 면면이 그리 국민에게 탐탁치 않았다. 그 인수위는 결국 국정에 대한 인수작업은 졸속으로 하고 정책혼선만 야기했다. 한다. 안한다. 오해다. 바라보는 국민들은 불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정부의 인사파일도 넘겨받지 않고 거부하였다. 심지어 대통령의 집무실 컴퓨터의 로그인도 못하고 우왕좌왕했을 정도이다. 영어몰입교육을 상징하는 '어륀지'발언은 압권이었다.

정부조직법을 완전히 뜯어 고쳤다. 국정에 대한 인수작업도 부실한 상태에서 그린 밑그림은 엉성할 수 밖에 없었다. 국정의 안정감은 기대할 수 없고 공직사회는 혼란을 피할 수 없었다. 작은 정부라는 구호에 집착한 나머지 경중(輕重)도 완급(緩急)도 파악하지 못한 채 그림을 그린 것이다. 지금 국정의 시스템이 엉성하고 아귀가 안맞는 이유는 여기서부터 파생된 일이다.

'고소영내각', '강부자 내각'에 국민은 절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청와대 참모진까지 대부분 도덕적 하자로 가득찬 인사들이었다. 편법으로 재산을 축적한 의혹은 내각이나 청와대를 할 것없이 전방위로 제기됐다. 게다가 그렇게 임명된 사람들이 마치 점령군처럼 법으로 임기가 보장된 사람들까지 쫓아내는데 앞장섰다. 법질서까지 무시한 정실인사는 국민의 눈총을 피할 길이 없었다.

총선의 공천도 역시 치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엄연히 당의 구심점 노릇을 했던 박근혜계를 배제한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정권을 잡자마자 곧장 권력투쟁에 몰두하는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도무지 순리를 모르는 집권세력이라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한 일이었다. 아직까지 당의 여러가지 내분과 잡음은 집권세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경제가 고유가와 고물가로 신음하는 시기에 집권한 것은 불운이라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집권하자마자 곧장 수출하는 대기업의 편을 들어주려 외환시장에 개입한 흔적이 보인다. 원화가치를 약화시켜 물가의 압박을 현격히 증가시킨 것이다. 자신들이 주장하는 시장원리조차 무시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서민생활의 어려움은 물론 극심해졌다. 이제야 성장보다 물가관리를 우선하겠다고 하지만 이미 한참 늦어버렸고, 그만큼 효과를 보기도 어렵게 되었다.

국민의 대다수가 적극 반대하는 한반도 대운하를 밀어부치고, 심지어 뒤에서 몰래 추진하거나 치수관리라는 우회전법까지 구사하였다. 의료보험 당연지정제, 0교시부활, 공기업 민영화등 모두가 국민여론과 정면으로 맞서는 일이다. 하나같이 국민이 촛불을 들고 항의하지 않을 수 없는 심각한 문제들이다.

취임 후 곧장 미국으로 달려가서 미국의 비위를 맞추고, 곧 물러날 부시정권과의 친분과시용 사진을 찍은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미국에 편향된 외교를 예측하기에 충분한 행보였다. 우리국민은 물론 주변국들의 염려를 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결정타는 미국산 쇠고기의 완전개방이다. 광우병에 대한 위험성도 문제거니와 검역주권을 포기한 굴욕이 핵심이다.

국민의 반발을 일어날 때마다 오해라고 한다. 소통이 부족했다고 한다. 국민이 내용을 잘 몰라서 그렇다고 한다. 괴담이라 한다. 심지어 전정권이 저질러 놓은 것을 설거지한다고 둘러댄다. 과연 그런 것인가? 돌아보면 국민의 인식은 정확하다. 오해가 아니다. 소통의 부재가 아니다. 괴담이 아니라 사실이다. 전정권이 저지른 일이 아니라 현정권이 만든 문제들이다. 그래서 국민적 저항을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인적 쇄신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분명 현정권의 인사는 심각한 수준의 문제를 안고 있다. 정실인사로 점철된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아무런 국정의 성과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공직자는 첫째가 도덕성이고, 둘째가 능력이다. 도덕적이지 않으면서 능력있는 사람은 본 일이 없다. 어떻게 부도덕한 자가 능력있을 수 있겠는가? 부도덕한 것 자체가 무능력한 것이다. 자신의 도덕적 기준도 적절히 수립하여 관리하지 못하는 인사가 무슨 능력이 있겠는가?

그렇다. 그런 인사들은 모두 물러나야 맞다. 대통령과의 친분이 인사의 기준이어서도 안된다. 같은 대학을 나오고, 같은 교회를 다니고, 같은 지역출신이어서 발탁된 인사가 있다면 모두 버리고 가는 것이 옳다. 특히 같은 특권층이어서, 부를 축적하는 능력에서 공통점이 있어 발탁한 인사가 있다면 당연히 지금이라도 내보내야 맞다. 인적 쇄신이 아니라 인적청산이라도 해야 지당한 일이다.

내각의 총사퇴는 물론이고 청와대의 인사들도 모두 물갈이를 해야 할 것이다. 각별히 도덕적 하자를 가진 사람들을 정리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기업의 인사는 회사의 이윤창출에 기여할 잠재력을 기준으로 뽑는 것이 맞다. 하지만 공직자는 국익을 기준으로 써야한다. 국익은 도덕적 하자를 가진 자들이 도저히 창출할 수가 없는 것이다. 도덕적 하자를 가진 인물은 국익이 아니라 사익을 기준으로 일할 가능성이 훨씬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인적쇄신을 한다고 해결될 일일까? 지금 정권의 근원적인 위기는 국민의 불신이다. 총리와 장관과 청와대 참모들에 대한 불신도 없지는 않겠으나 그 것이 핵심은 아니다. 지금은 모두 대통령이 만든 문제들이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청와대에도 국무회의에도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 대통령이 잠도 없이 부지런하다. 모든 사람들이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릴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래서 소신껏 일하기는 불가능하다. 문제는 대통령이다.

새벽부터 출근해서 국무회의 시간도 당기고, 사소한 전봇대를 뽑는데 바쁘다. 작은 톨게이트의 비정규직 장애인 노동자를 해고하는데 부지런을 떤다. 도무지 창의적으로 국정의 장기비젼을 생각할 여유가 없어 보인다. 좌충우돌 바쁘기만하다. 대통령이 그러하니 국무위원들도 바쁘다. 대통령의 시간에 맞춰서 보고서도 준비하고 비위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장관이 그러니 차관도 국장들도 모두 그렇게 분주할 뿐이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지만 그저 바쁘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유능한 총리와 장관과 참모들을 기용하면 뭐하는가? 결국 대통령의 능력수준에서 국정수행의 결과가 결정되고 말 것이다. 모든 공직자들을 부지런히 일하라고 닥달하는 대통령이 바뀌지 않는 한 국정은 방향을 잡을 수 없을 것이다. 대통령이 바뀌지 않으면 정권은 성과를 내기가 불가능할 것이다. 사람도 잘못 쓴 것은 사실이나 그 사람들이 유능하고 깨끗한 인사들로 바뀐들 기대할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대통령을 바꿔라.

결국 핵심은 대통령을 바꾸는 것이다. 국민의 요구도 바로 그것이다. 부리는 사람들을 바꾸라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이 다른 사림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주권자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다른 대통령이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의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정당한 절차에 따라서 선출되었다는 점이다. 국민이 자연인 이명박을 혐오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다른 자연인을 그 자리에 앉힐 수도 없다.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것은 뭔가 옳지 않은 것을 대부분 직감하고 있을 것이다. 헌정질서도 유지되어야 대한민국의 유지발전을 도무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이 철저히 다른 사람으로 변화는 방법밖에 없다. 변화의 방향은 두가지다. 하나는 지금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유지한 채 게을러지는 것이다. 부지런히 하는 일마다 국민의 반감을 사고 있으니 아무일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사고와 철학을 철저히 바꾸는 것이다. 전자는 그리 바림직한 변화가 아니다. 변화를 비할 수는 없지만 기왕 변화하는 것이라면 보다 긍정적인 후자쪽이 좋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수만번 되뇌이며 사고속에 깊이 각인하여야한다. 종종 어리석게 투표해서 함량미달의 인물들을 선출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이나라의 주인다. 주인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 광우병의 발병확률이 비록 1억분의 1이라 하더라도 그조차 싫다면 피해야 당연하다. 국제사회의 신인도가 문제라면 국민이 모두 함께 부담할테니 협정을 파기하고 재협상을 하라는 것이다.

대운하가 아무리 아름다운 사업이라도 주인이 싫다면 하지 말아야 옳다. 의보민영화가 아무리 좋은 의료서비스를 구축하는 길이라도 국민이 싫다면 지금대로 가는 것이 옳다. 공기업을 매각하는 것이 설혹 국익에 부합하는 것이라도 국민이 국부유출이나 기술유출이라면 못하는 것이다. 아무리 몰입교육이나 0교시가 사교육을 줄이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라도 국민이 싫다면 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은 이나라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또 모든 일을 저지르기 전에 국민의 의중을 살펴서 거기에 청종하는 것이 공복의 도리이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같은 것도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서 국민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만 열었어야 마땅한 일이다. 혼자서 다 저지르고 뒤에 죄송하다고 천번을 머리 조아린들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이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대통령은 잠시 그들에게 위임받은 권한을 주인의 뜻에 따라 행사할 뿐임을 인식해야 한다.

부지런히 일할 것이 아니라 여유있고 지혜롭게 일하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이다. 지금처럼 마냥 부지런을 떨면 공직사회 전체가 허둥지둥, 우왕좌왕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과거 정부가 인기가 없었으니 모두 반대로만 하면 된다는 방식은 곤란하다. 그 나름의 긍정적 성과물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을 승계하면서 새로운 발전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공직자들도 소신껏 창의적으로 일할 수가 있는 것이다.

본인의 사고가 옳다는 아집을 버려야한다. 자리에 따라서 사람이 변해야 하는 것이다. 그 것이 이른 바 적응이라는 것이다. 일개 건설회사의 사장일 때와 국회의원일 때가 다르다. 서울시장일 때와 대통령일 때가 또 전혀 다르다. 자기의 방식이 틀릴 수 있음을 자각하는 것에서 변화는 시작될 수 있다.

바뀌지 않으면 국민들과 함께 갈 수가 없다.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이 싫다면 스스로 다른 사람이 되는 수 밖에 없다. 수천만의 국민에게 변하라고 강요할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국민이 맡긴 막중한 책임을 집어던지고 하야할 수도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철저히 변해야 한다. 변해서 국민이 원하는 대통령으로 바뀌면 되는 것이다. 인적쇄신이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이 철저히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것이 지금 요구되는 일이다.

어려울 것도 없다. 지금 하던 방식과 정반대로 하면 국민의 사랑을 받을 것이 아닌가? 역대 최악의 지지율을 가장 단시일내에 도달한 것을 보면 해답은 간단하다. 사고를 완전히 뜯어 고쳐서 반대로 하면 된다. 이미 지나간 정권을 거울삼아 반대로 하려고 할 일이 아니다. 스스로 지난 100여일 동안 해왔던 방식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국민정서에 반하는 정책의 하나하나를 모두 구체적으로 거론하여 국민앞에 사죄하고 돌이키면 된다. 인적쇄신은 부차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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