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는 여전히 대선을 치르는 중인가? 정치

 

12월 19일에 대선이 끝났다. 정권인수위원회가 구성돼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런데 시작부터 호통을 치거나 너무 거만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자주 눈에 들어온다. 참여정부의 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08년 2월 25일 새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는 참여정부가 행정부를 이끄는 것이다.

 

대선이 끝나고 곧장 현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해서는 2개월이 넘는 기간을 국정은 표류할 것이다.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공식적으로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노무현이다. 행정부에 소속된 공무원은 참여정부의 구성원이다. 지금은 인수위가 행정부를 이끌어갈 시기가 아니다. 마치 점령군처럼 정권교체를 과시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될 일이다.

 

일부 고위직의 인사권에 대한 협의요청도 원칙적으로 옳지 않다. 엄연히 현정부의 임기내에 발생한 인사수요를 차기정부가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 다만 인수위가 차기정부의 원활한 국정수행을 위하여 협의를 겸손히 요청할 수는 있을 것이다. 현정부는 차기정부에 협조한다는 의미에서 인수위의 견해를 참조하여 인사를 유보하거나 인수위가 추천한 인물을 임명하는 방법으로 협조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런데 마치 자신들의 당연한 권한인 것처럼 요구하고 촉구하는 태도는 매우 교만해 보인다.

 

교육부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호통을 치고 공직자들에게 참회를 요구하는 장면은 정말 목불인견이다. 아직 임기가 시작되려면 멀었다. 현정부의 정책은 2008년 2월 24일까지 현정부가 책임을 져야한다. 그런데 현정부에서 공직에 있었던 것에 대하여 반성이라도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그 교만이 하늘을 찌르는 모습이다. 정책지향이 다른 정부가 새로 들어설 것이기에 정책기조를 바꾸는 것을 나무랄 생각은 없다. 그러나 임기가 시작되면 해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앞으로 각부처의 업무보고에서도 비슷한 장면들이 나올 가능성이 많다. 임기가 남은 참여정부의 공직자들이 차기정권에 잘보이기 위한 줄서기가 우려되는 때이다. 오히려 그것을 인수위는 경계할 일이다. 그런데 노골적으로 줄서기를 요구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다면 주권자의 눈을 괴롭히는 것이다.

 

정권인수위는 행정부의 내각이 아니다. 각부처별 국정의 현황을 파악하여 차기정부의 출범을 위한 방향을 마련하는데 충실할 일이다. 전정권의 정책을 비판하고 비난하는 데 힘을 기울일 시간도 없다. 모든 부처의 모든 현황을 파악하는 데에도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터인데 공직자들을 훈계하고 호통칠 시간이 어디 있는가? 우선 현황을 충실히 파악하는 것이 가장 선결되여야할 일이다.

 

그렇게 국정의 전반에 대한 파악과 자료수집이 끝나면 자신들이 선거때 제시한 공약과 정책지향을 가지고 현황에 접목하여 정권의 운영방향을 정하고 새로운 비젼을 수립해야한다. 그럴싸한 공약이라도 사실 국정의 실제와는 괴리가 있을 수도 있으며, 수정이 필요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또 공약은 충분히 훌륭하고 실현이 가능하지만 현정권이 잘못한 일도 있을 수 있다. 그런 것은 향후의 과제로 풀어나갈 일이다. 본연의 임무를 잊고 호통치고, 군기잡는 모습은 안된다. 또 임기가 시작되려면 두달이나 남았는데 벌써 국정을 직접 챙겨나가는 것도 법질서에 반한다.

 

이제 대선은 끝났다. 대선과정에서는 현정권의 정책을 비판하고 자신들의 정책이 우월함을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제 대선이 끝났으니 곧 물러갈 정권에 대하여 흠집내고 나무라고 호통치는 일은 필요없다. 이미 국민의 심판은 끝났다. 이제 그동안 국민에게 약속한 것을 어떻게 어디까지 이행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차례이다. 마치 현정권을 최대한 흠집내서 향후 자신들의 업적이 돋보이도록 하고 싶어하는 듯한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현정부도 이미 절차가 진행된 경우를 제외하고 인사에 대한 문제를 인수위의 추천에 의하여 실시하거나 유보하고 있다. 국정의 현황을 최대한 깊이있게 알려줄 의무가 있다. 한쪽은 호통치고 군림하며, 한쪽은 죄지은 듯 비굴하게 고개를 조아리는 일이 국가의 격을 떨어뜨릴까 염려스럽다. 점령군이 아니어야 패잔병도 안될 것이다. 서로 금도를 지키면서 정권을 순조롭게 인수하는 것이 우선이다. 지금은 선거운동을 할 때도 아니며, 인수위가 내각의 일을 모두 처결할 때도 아니다.

 

10년만에 정권교체는 국민의 뜻이다. 그러나 새정부는 2월25일에 출범한다. 인수위는 행정부처럼 굴 이유가 없다. 최대한 잘 파악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바쁘고도 엄중한 임무이다. 부디 순조로운 정권인수를 위해서 자중했으면 좋겠다. 대선이 끝났으니 현정권에 대한 평가는 이미 국민이 내린 것이고 추후의 평가도 역시 국민의 몫이다. 인수위가 평가할 일은 아니다. 인수위가 후보의 대선캠프처럼 행동할 필요는 없다.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sbadco.egloos.com/tb/4059197 [도움말]

덧글

  • 맞아맞아 2008/01/04 21:32 # 삭제 답글

    공감합니다. ^^ 신문에도 업무보고하려고 고개숙이는 사진만 나오고 너무 보기안좋네요 당당했으면 좋겠는데..
댓글 입력 영역



호주,이민,교육,시드니

연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