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의 출마는 반칙이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출마선언이 임박한 모양이다. 그는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참정권을 가지고 있다.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일이다. 그의 대선3수가 많은 시시비비를 유발하고 있지만 출마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가 또 다시 대선에 출마를 강행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의 대선판도가 그에게 기회라고 판단한 까닭일 것이다. 이른 바 범여권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지지멸렬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는 여러가지 의혹들을 명확히 정리하지 못하고 질질 끄는 모습이다. 매우 불안한 지지율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아직 공식으로 출마선언도 하지않은 이회창씨가 지지율에서 원내제1당의 후보를 넘어섰다. 돌아가는 상황이 매우 유리한 기회로 보이는 상황이다. 그것도 오매불망 갈망하는 대권이 아닌가? 지금이 아니면 이제 영영 기회는 오지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대선에 출마를 선언하기 위한 대의명분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가 제시할 수 있는 명분이라는 것이 국민에게 호소력을 가질 수는 없을 듯하다. 무엇으로 그러한 명분의 부재를 해결할 것인지 궁금하다.

 

우선 한나라당의 신대북정책같은 수구이미지 탈피에서 명분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철저한 상호주의에 입각하여 강경한 대북관을 피력해온 입장에서 한나라당이 대북정책에 있어서 유연성을 높이는 것은 수구세력에게 불안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국제정세가 일정한 흐름을 타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이나 수구세력조차 변화를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 수구세력이 숭상하는 미국조차 대북정책에 있어서 상당히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런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 퇴행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

 

좌파정권 종식을 말하고 있다. 사실상 현정권은 우파정권이다. 상대적으로 자신들보다 좌측에 서 있을지 모르나 좌파적 정책을 시행한 근거를 찾아볼 수가 없다. 정권을 교체하자는 부분에 공감하는 세력이 폭넓게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명박 후보와의 분열을 초래하여 오히려 정권교체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 정권교체는 명분이 안된다.

 

이명박 후보의 여러가지 부패의혹에 대한 수구세력의 불안감을 말할 수는 있다. 사실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떼기의 주역인 이회창씨가 의혹이 많다는 이유로 이명박 후보에 대한 반대를 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세한 정도의 차이로 분열의 명분이 될 수는 없다.

 

한나라당의 분열상에 대한 응징이다. 사실 이명박 후보가 박근혜측에 대한 포용에 실패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래서 당이 연일 시끄럽고 삐그덕거리는 것은 문제삼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분열을 반대하기 위해서 확실한 분열을 추구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스스로 자기모순을 보이지않을 수 없다.

 

이회창씨에게 이번 대선이 매우 유용한 기회인 것은 분명하지만 명분은 철저히 빈약하다. 그 것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는 이미 이시대의 변화를 적절히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사고로 대한민국호의 미래를 이끌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문제는 국민의 신망을 받고 있으면서 도덕적이고 능력있는 후보가 아무도 없다는 점이다. 결국 지금의 후보들이 워낙 모자라기 때문에 이회창씨에게 기회가 주어진 것으로 보아야 하겠다. 사실 국민의 지지가 높으면 그 자체로 명분을 덮을 충분한 이유가 될 수도 있는 법이다.

 

그러나 그의 등장을 바라보며 입맛이 쓰다. 왜냐하면 정치판이 너무 한심하기 때문이다. 그는 분명 한나라당과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는 인물이다. 대선에 출마를 하려고 했다면 당당히 한나라당의 경선에 나서서 당원과 국민의 선택을 받았어야한다. 그러한 절차를 모두 무시한 채 지금 나와서 본선에 참여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그러한 반칙은 바로 정당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정치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원칙과 룰에 반하는 일이다. 혹시라도 그렇게 변칙적인 방법으로 성공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대한민국의 정당정치는 그나마 취약한 뿌리마저 뽑히고 말 것이다. 과정을 적절히 거치고, 과정에서 난관을 돌파하며, 성실하게 룰을 지키는 정치는 사라질 것이다.

 

그래서 그의 출마는 반칙인 것이다. 그가 시대정신과의 부조화를 극복한다 하더라도 과정이 정당하지 못하면 그는 한국정치사에 오명을 남길 것이다. 지금 범여권의 후보들이 모두 지지부진한 지지율로 고전하는 것도 잘 살펴보면 그들이 정당한 과정을 정당한 방법으로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과 다를 것이 없는 이회창씨의 출마는 반칙이다. 반칙이 일상사가 되는 정치는 보고싶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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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토세력 | 2007/11/06 11:55 | 정치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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