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29일
이회창은 과연 출마할 것인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선에 다시 출마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두 번의 실패로 이미 국민의 심판을 충분히 받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여전히 그의 위력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1. 한나라당의 입장
한나라당은 이미 치열한 경선을 통해 이명박씨를 후보로 확정하였습니다. 문제는 경쟁자였던 박근혜 전대표가 경선의 승복을 넘어 적극적으로 선거를 도울 수 있느냐입니다. 아직까지는 그리 흔쾌히 도울 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특히 당내 여러종류의 당직에서 자파가 배제된 것을 서운해하는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옵니다.
이명박 후보의 여러가지 비리의혹이 확실히 정리되고 있지 못합니다. 무수히 많은 의혹들과 그것을 대하는 후보측의 태도가 왠지 명확하지 못합니다. 사실확인이 불분명한 가운데 불안한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상대후보가 워낙 약체라는 점에서 걱정은 안하는 눈치지만 사실로 밝혀질 경우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잠재된 불안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이회창씨의 출마에 대하여 각기 생각들이 다르게 보입니다. 이명박 후보측에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고, 이명박 후보와 거리를 두고 있는 측에서는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회창씨의 출마가 만일의 사태(후보낙마)에 대비책이 될 수도 있고, 정권교체를 물거품으로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2. 반 한나라당측의 입장
반한나라당 진영의 대표격으로 볼 수 있는 대통합 민주신당의 입장은 미묘합니다. 지금의 추세로는 민주당이나 문국현씨와 단일화를 하더라도 이길 가망성이 높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회창씨의 독자출마는 매우 반가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이회창씨의 출마의도에 따라서는 오히려 판세를 더욱 어렵게 만들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가 별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지만, 여러가지 의혹들의 실체가 드러나면 판세가 변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합니다. 이럴 때 이회창이라는 대체카드가 존재하면 결코 환영할 일이 아닙니다.
또 이회창씨가 독자적으로 출마한 후에 막판 이명박씨와 단일화를 해서 판세를 확고히 굳혀주는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워낙 지지율의 격차가 극심한 상황에서는 아무런 돌파구가 없습니다. 차라리 전선이 확고하게 정립되는 것이 유리한데 거기에 이회창씨의 출마는 도움이 안된다는 점입니다.
자신들의 지지율이 뜨지 않아서 고민하고 있을 뿐 사실상 이회창씨의 출마로 한나라당 지지세력의 분열은 반색할 일이 아닐 것입니다. 적어도 30%를 넘는 지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관심이 분산되는 것은 매우 불리할 것입니다.
3. 이회창씨의 입장
사실 원론적인 언급으로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입장으로 보입니다. 다만 확실히 못을 박아두어서 입지를 스스로 좁히는 선택을 하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불식하려 했다면 이미 분명하게 선을 그었을 겁니다. 그런데 아직은 확실히 못을 박아두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의 상황에서 출마카드는 이회창씨에게는 꽃놀이패입니다. 여러가지 선택가능한 진로가 앞에 놓여있기 때문에 그것을 활용하면 얻을 것이 많습니다. 물론 확실한 불출마와 출마강행의 사이에서 줄다리기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첫째, 정치적 입지를 확대할 기회입니다. 당내에 여전히 남아있는 자신의 측근들에게 상당한 수준의 입지를 확보해줄 카드로 매우 유용합니다. 당을 완전히 장악한 이명박 후보측과 모종의 딜을 할 수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상당한 수준의 양보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둘째, 만약의 경우 직접 정권을 잡을 기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명박 후보의 여러가지 의혹들이 사실로 들러나고 지지율이 요동을 친다면 대안으로 자신이 직접 국민의 선택을 받아서 대통령이 되는 것입니다. 희박해 보이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일은 아닙니다.
셋째, 출마를 하되 정권교체에 기여하고 빠지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명박 후보가 후보등록 이전에 낙마를 한다면 박근혜 전대표도 출마를 할 길이 생깁니다. 후보등록이 끝난 후에는 낙마하더라도 박근혜씨는 출마할 길이 없습니다. 이런 사태에 대비하여 이회창씨가 후보등록을 해 두는 것입니다. 이명박씨가 심하게 상처를 입으면 대신 출마하고, 그렇지 않으면 막판에 지지선언을 하고 사퇴하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정권교체의 일등공신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분명하고 명확하게 불마나 불출마를 선언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분명하게 선을 그어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4. 예상되는 행보
이명박 후보는 명확히 불출마를 선언하고, 자신을 도와주었으면 하고 바랄 겁니다. 한나라당의 당직에서 소외된 세력은 뭔가 자신들을 위해서 총대를 메주길 바랄 것입니다. 반한나라당 진영에서는 독자출마해서 표를 분산해주고 끝까지 완주해주길 바랄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이명박 후보의 바램이나 반한나라당 진영의 바램은 모두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거나, 딜을 통해서 정치적 위상을 높이고 측근들을 챙기거나, 직접 정권교체에 큰 기여를 해서 한나라당의 전설적 지도자가 되는 길을 선택할 것입니다.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 후보등록을 하거나 포기하거나 이명박씨의 지금 바램과 반한나라당 진영의 소망과는 전혀 부합될 가능성이 없습니다. 만일 독자출마를 하고 표를 분산하여 한나라당의 10년 소망인 정권교체를 망친다면 그 후에 일어날 비난는 감당할 수 없을 것입니다. 결국 그것을 잘 아는 이회창씨의 행보는 매우 제한적이며, 불분명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가 후보등록을 하고 기회를 보다가 단일화를 해서 판세를 굳히는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지금의 판세가 매우 굳건하여 그런 행동이 불필요하다는 확신이 서면 그냥 접을 겁니다. 언론들의 연일 그에 대하여 보도하고 관심을 유도하는 일은 그 의도가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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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7/10/29 18:14 | 정치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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