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들고 있는 양날의 칼.

주택법 개정에 대한 한나라당의 반대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또다시 물거품으로 만들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치적 계산이 개입된 주요정책에 있어서 정치권이 얼마나 국익과 배치되는 일을 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됩니다.

 

그동안 정부의 쏟아지는 부동산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한나라당은 엄청난 정치적 이익을 챙겼습니다. 지금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합계가 70%를 넘는 기현상에도 바로 부동산 정책의 효과가 숨어 있습니다. 정책이 시장에 반영되지 못하면 집권세력을 마음놓고 비판할 수 있었습니다. 수구언론들과 보조를 맞춘 정책불신 조장은 시장에 심리적 작용을 일으켜서 더욱 정책을 무용지물로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대책안이 미흡한 측면도 있지만 시장의 심리적 반응이 효과를 증폭하기도 하고, 반감시키거나 심지어 역효과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부동산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언론은 모두 효과에 대한 의구심을 부풀리고 확대하기에 바쁩니다. 부동산을 업으로 삼는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정책을 무력화시켜야 합니다. 야당은 그러한 비판들이 정치적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역시 맞장구를 칩니다.

 

우리의 부동산 시장이 투기적 가수요에 의하여 폭등을 초래한 것이므로 더더욱 그러한 심리적 요인의 위력은 강력하게 나타납니다. 누구나 이구동성으로 정책의 효과에 대하여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면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좀 미흡한 대책이라도 누구나 긍정적인 효과를 예상한다면 시장은 곧 안정을 찾게 됩니다.

 

결국 여러차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도 효과를 보지 못한 원인중 하나는 신뢰의 문제입니다. 정책을 신뢰하지 않으면 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신뢰를 떨어뜨리려는 노력은 투기를 부추기는 효과로 나타납니다. 수구언론과 부동산의 활황을 바라는 전문가들 그리고 정부의 실패가 정치적 이득으로 연결되는 야당이 한마음으로 정부의 대책을 평가절하는 이유였을 것입니다.

 

그동안 시장을 통제하는 방식을 가급적 회피하고자 했던 정부는 드디어 올해들어 가장 강력한 대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무용지물이라며 흔들어도 시장에서 실절적 효과를 볼 수 있는 수준으로 대책을 발표하였습니다. 시장은 안정을 찾았습니다. 집값이 상당히 안정되고 오히려 하락하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버블붕괴를 염려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이번에 나온 대책은 심리적으로 흔들어서 무력화할 수준이 넘는 것으로 판단한 모양입니다. 또 버블붕괴는 우리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그것을 염려하는 분위기 만으로도 야당은 정치적 이득을 얻게 되어 있습니다.

 

집값을 잡지 못하는 것도 집권세력의 실정이요, 집값을 잡더라도 집권세력은 비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역으로 야당이 이익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동안 정권이 비판을 가장 심하게 받았던 부분이고 한나라당이 반사이익을 가장 많이 취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대책은 좀 강도가 심한 편입니다. 그렇게 까지 하지 않고도 잡을 수 있었던 것인데 무력화 전략이 성공을 거둬서 효과를 보지 못하였고, 정부로서는 좀 과도한 정책수단까지 들고 나오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주택담보 대출을 철저히 규제하고, 분양가를 공개하며, 분양가 상한제까지 도입하였습니다. 대출을 규제하는 것은 강력한 수요억제 정책이 되기 때문에 가수요는 물론이고 실수요까지 제한되는 효과를 발휘할 것입니다. 물론 제2금융권으로 우회하는 길들이 있지만 금리의 부담이 엄청나게 높습니다.

 

분양가 공개는 항상 주장하였던 바와 같이 정책자체로 효과를 기대할 일이 아닙니다. 심리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그동안 주택의 원가를 몰라서 그렇게 높은 가격에 분양을 받은 것인 아닙니다. 투기적 이익에 대한 기대때문에 높은 분양가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분양가의 상한제는 분양가 자율화로 상실했던 정부의 정책수단을 일부 복원한 것입니다. 말하자면 시장원리와는 맞지않지만 정부가 가격을 직접 통제하는 수단이 됩니다.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출의 통제는 우회할 길이 존재하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가 보완적 수단으로 작동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그런데 주택법 개정안은 한나라당의 반대에 부딛혀 통과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법이 통과되지 않았지만 지금 주택시장은 상당히 안정되고 수요도 현격히 줄었습니다. 법이 통과된다면 더욱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공은 한나라당으로 넘어간 셈입니다.

 

한나라당의 진심이 국민에게 알려질 중요한 갈림길 입니다. 그동안 부동산 정책을 비판만 하면 지지율이 올라가던 반사이익도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습니다. 집값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진심인지 오로지 정권의 실패를 부각시켜 정치적 이익을 챙기는 것이 진심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면서 자기집을 가진 인구가 60%를 넘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집값으로 정권을 비판하지만 자신의 집값이 내리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습니다. 한나라당의 딜레마가 이지점에 있습니다. 법개정에 동의를 하는 것도 지지자들의 실망을 촉발할 수 있고, 법개정을 반대하는 것도 그동안의 속내를 들키는 일이 됩니다.

 

그들이 이 어려운 선택을 어떻게 할 것인지 흥미롭습니다. 부동산문제는 그동안 한나라당의 훌륭한 무기였습니다. 집권세력을 비판하고 국민의 지지를 확보하는 매우 강력한 무기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들이 그 무기에 찔릴 수도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잠시는 국민을 속일 수 있으나 지속적으로 국민을 속일 수는 없습니다. 열린우리당의 창당명분이 대부분의 정치인들 마음속에는 허위의 레토릭일 뿐 이었지만 3년만에 모두 들통난 것처럼 말입니다. 국민은 그리 오래 속지 않습니다.

by 비토세력 | 2007/02/27 11:25 | 정치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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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短想.. at 2007/03/06 19:08

제목 : 역시.. 그들은..
한나라당의 파행운영으로 이번 임시국회의 회기를 넘기고 말았다. 주택법, 사학법 사학법에 관한 이야기는 아래에서도 했으니까 넘어가고 이번엔 주택법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자 한나라당은 지난달에만 하더라도 반값아파트 등등 대안을 내 놓는 듯 했다. 반값 아파트라는게 과거 故 정주영 회장이 대선에 출마했을때 들고 나온 안 이었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지고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서울지역의 집값이 안정화되는 추......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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