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의 경영평가는 공익을 기준으로...

 

토지개발공사가 택지지구 땅장사로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1979년 설립이후 지금까지 총 21조 8,000억원의 이익을 냈으며, 특히 2001년 이후 지난 해까지만 11조 1,000억원의 이익을 냈다고 합니다. 당연히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였고, 임직원들은 엄청난 액수의 보너스를 받았습니다. 임직원용 콘도미니엄 회원권을 사는데만 18억을 넘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부당한 일이 발생하는 구조를 들여다 보고 싶어집니다.

1. 공기업의 존재의미.

우리는 시장경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재화와 용역의 거래는 시장의 자율과 가격이라는 수단에 의하여 배분되는 것입니다. 원칙적으로는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기 보다 시장의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만을 수행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말하자면 시장은 각 주체들이 자율적으로 기능을 발휘하고 정부는 반칙행위를 막아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하는 심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시장이라는 것은 자원의 배분을 담당합니다. 수요와 공급이 가격이라는 수단에 의하여 서로 균형이 이루어지는 지점에서 자원들이 배분되는 장소가 바로 시장입니다. 정부는 심판의 기능을 담당하고, 기업은 공급을, 가계는 수요를 주로 담당하는 것입니다. 물론 가계는 노동시장에서 노동을 공급하는 공급자가 되기도 합니다. 기업도 수요자의 입장에 서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장에서의 가격에 의존하여 배분되지 않거나 배분이 효율성을 가지지 못하는 재화나 용역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국방서비스 같은 것은 엄청난 비용으로 생산되어도 소비자가 직접 가격을 지불하고 구매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가격을 지불하지 않는 주체들을 국방서비스에서 배제할 방법도 없습니다. 결국 정부가 국방을 담당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율적 시장경제를 추구하더라도 결국 정부가 직접 생산하거나 배분할 수 밖에 없는 재화나 용역이 존재합니다. 

부득불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은 기업과 가계가 세금을 내서 정부에게 생산 및 공급을 맡길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정부는 정부조직이 직접 그런 역할을 담당하기도 하지만 목적에 적합한 공기업을 설립하여 기능을 특화하고 발전시켜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기업은 이익을 목적으로 설립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이 할 수 없거나 민간이 해서는 자원배분을 효율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일을 맡아서 공익을 창출할 목적으로 설립되는 것입니다.

2. 공기업의 경영평가.

서두에서 거론한 것처럼 공기업의 경영평가라는 것이 있습니다. 공기업도 하나의 경제적 행위를 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평가는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매년 공기업의 경영성과에 대한 평가를 합니다. 우수한 성과를 내는 공기업의 임직원은 성과에 따른 보너스를 두둑히 받기도 합니다. 성과가 좋지 않은 공기업은 문책을 받게 되는 일도 있습니다.

토지개발공사가 택지개발과 땅장사를 통해서 엄청난 이익을 올렸으니 경영성과를 좋게 평가받은 일은 일견 당연해 보이기도 합니다. 공기업이 이익을 많이 내면 당연히 국고에 상당한 보탬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공헌한 바가 크다면 임직원들이 성과급을 많이 받는 것도 동기부여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없지는 않습니다. 또 그런 이익이 국익이 아니라고 단정하기도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토지개발공사가 조성하여 매각한 택지가격은 그들이 이익을 낸 금액만큼 비싸게 될 것입니다. 그것을 사서 아파트를 짓고 분양하는 경우 당연히 분양원가가 높아집니다. 분양가가 높아지고 국민이 집의 수요자입장에서 보면 주거비용이 엄청나게 높아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말하자면 이익을 내는 토개공이 국민의 주거비용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파급효과를 가져와서 민간의 아파트 분양가도 높이거나 낮아지지 못하게 만드는 효과를 낳습니다. 부동산 거품이 심각한 상황에서 공기업이 거품을 일으키는데 오히려 공헌을 하고 있는 모순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주택공사의 경우도 거의 흡사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공기업이 이익을 내려고 노력하는 데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이 그들이 국고에 기여한 것보다 결코 작지 않은 것입니다.

모든 문제는 바로 이익으로 공기업의 경영성과를 평가하는 데에서 시작되는 일입니다. 이익을 많이 내는 공기업의 임직원이 보너스를 많이 받는다면 그들은 이익을 내는데만 혈안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공기업의 경영평가가 그들을 이익에 몰두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공기업의 본래 설립목적을 상실하고 이익에만 집착하며 공익의 창출에는 관심이 줄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공기업의 경영평가에서 이익이 핵심적인 요소가 된 것은 세계화와 외환위기에 따른 아이엠에프의 권고, 신자유주의적 경제관이 스며든 결과입니다. 결국 원론적인 공익의 창출이라는 기능을 상실하게 만든 것이 바로 공기업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높이자는 신자유주의의 조류인 것입니다. 분명히 본질이 상실되고 이익에 집착하는 공기업을 양산하고 있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3. 효율적 공익의 창출로 평가해야...

다시 반복하자면 공기업의 본래 목적은 공익의 효율적인 창출입니다. 공기업의 이익이 항상 공익과 일치하지도 않으며, 이익이 창출된 것보다 더욱 커다란 공공의 해악을 유발할 수도 있는 문제점을 해소해야 합니다. 공기업의 평가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손질하지 않으면 그들은 계속 이익에 집착하는 경영행태를 보이게 될 것입니다.

공기업의 성과평가는 그들이 창출한 공익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물론 이익이라는 손 쉬운 수치로 평가하는 것이 가장 편안한 방법이기 때문에 그런 방법을 버리기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또 가장 객관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도 역시 이익이라는 수치입니다. 이익에는 수익과 비용이라는 양면에서의 효율성을 측정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평가했을 경우 공기업이 본래의 설립목적인 공익을 외면하고 수익과 비용에서의 효율성만 추구하게 되는 현실은 중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수익과 비용이라는 측면에서는 민간기업이 오히려 훨씬 효율성이 높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공기업이 존립할 근거가 없어지는 데까지 논리가 비약합니다. 이익이 경영평가의 기준이 되려면 차라리 공기업의 역할을 민간에 맡기고 해체하는 것이 맞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좀 복잡하고 어렵더라도 공기업의 평가기준은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구체적인 평가의 방법론은 정부와 해당부처에서 연구해야 할 일입니다. 이 짧은 지면에서 구체적인 안을 담아낼 수는 없습니다. 다만 방향에 있어서 기준으로 삼을 요소들을 간략히 다룰 수 있을 뿐입니다.

각 공기업은 자신들이 담당하는 역할이 모두 다르고 업무의 성격도 전혀 다릅니다. 따라서 동일한 잣대로 평가를 하려는 노력은 의미없는 일입니다. 각 공기업의 고유한 성격에 맞춰서 평가시스템도 고안되어야 합니다. 매년 엄청난 적자를 낼 수 밖에 없는 공기업이 있는 가 하면 업무의 성격상 이익을 낼 수 밖에 없는 공기업도 있습니다. 공기업의 고유한 업무를 자신들의 과거에 비하여 얼마나 효율성있게 수행하였는지를 평가해야 합니다. 말하자면 각 공기업마다 평가의 기준을 따로 마련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손실이나 이익을 피할 수 없는 공기업들간의 상황을 감안하여 손익의 균형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손실이 많은 공기업은 그것을 줄이는 노력으로 효율성을 높여야 하고, 이익이 많이 나는 공기업은 이익을 줄이면서 더욱 많은 공익을 창출하도록 유도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손익균형에 가까울수록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공기업의 설립목적을 명확히 정립하고 그것이 반드시 공익적인 것이어야 하며 그런 공기업의 본질적 활동이 과거의 것에 비하여 향상되었는지를 측정하는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그 기업의 과거치를 기준으로 점차 향상을 유도하는 세부적 목표치를 부여하는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 추구하는 공익이 각기 다른 공기업들을 이익이라는 하나의 잣대로 동일비교하는 어리석은 지금의 평가방법은 하루속히 없어져야할 악폐입니다. 공기업을 이익이라는 민간부분의 목표에 집착하도록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각각의 설립목적이 그 자체로 평가의 기준이 되어야만 옳바른 지향을 갖는 공기업을 바로 세울 수 있습니다.

무한경쟁이나 시장자율이라는 것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겨냥하는 경우에만 정당합니다. 민간이 맡아서 효율적으로 배분하지 못하는 자원은 국가나 공기업이 담당하되 그들의 평가기준은 이익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희소성이 과도한 부동산의 경우도 공기업의 개입필요성은 충분합니다. 다만 이익으로 평가되는 일은 아무런 평가를 하지 않고 내버려 두는 것보다 못한 일입니다. 그들의 공익창출이 극대화되는 평가시스템의 개발과 시행이 화급한 이유입니다. 제발 손 쉬운 방법으로 각기 다른 성격의 공기업을 일렬로 세우는 평가는 중단되기를 바랍니다.

 

by 비토세력 | 2006/07/03 12:53 | 경제 | 트랙백 | 덧글(1)

트랙백 주소 : http://sbadco.egloos.com/tb/219084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2008공인중개사 at 2008/07/03 09:02
2008년 최신 공인중개사 시험정보+예상문제를
신청자 전원 무료로 보내드립니다
아래주소를 클릭해서 무료신청하세요
http://gongin.servehalflife.com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