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귀국과 더불어 회기적인 대국민 제안을 내어 놓았다. 그 동안의 잘못에 대한 대국민 사과도 잊지 않았다. 8,0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것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규모일 것이다. 국가를 상대로 진행되던 소송등도 모두 그만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엄청난 규모의 법무팀도 대폭 축소할 예정이라고 한다. 금산법등은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한다. 역시 삼성이라는 탄성이 나올 법하다.
1. 삼성이 몸을 낮추는 배경.
사실 삼성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거대기업 집단이다. 그들은 수 많은 인류제품을 만들었고, 대한민국 경제에 엄청난 기여를 했으며, 앞으로도 기여할 것이다. 그런 만큼 국민의 기대와 성원도 높았던 것이다.
그러나 점차 그들의 잘못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국민의 여론이 급격히 비판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거대기업에게 국민은 곧 고객이기도 한 까닭에 그런 상황을 무시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엄청난 규모로 법조인들을 채용하여 정부의 정책에도 사사건건 반발을 하는 모습에서 삼성공화국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실질적인 삼성의 영향력이 높아지는 상황을 굳이 피할 일도 아니지만 그런 것들이 부각되는 것은 점점 여론의 악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부담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제 3세대로의 경영권 이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의 문제는 국민여론의 악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초인류 기업을 추구하는 거대한 기업집단을 세습하면서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법망을 피해서 세금을 내지 않는 일에 국민은 울화가 치밀 수 밖에 없었다. 설혹 합법적인 수단을 사용하였을 뿐이라 하더라도 기업윤리의 결여라는 질타를 피할 길이 없었다.
매번 대선이 있을 때마다 엄청난 규모의 정치자금을 뿌리면서 정치를 기업에 예속시키려는 시도도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X파일 사건에서 삼성은 정치권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정치장악을 주체적으로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의 분노는 극에 달할 수 밖에 없었다.
최근 사회적 양극화 현상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삼성의 등기 임원들의 평균연봉이 100억에 육박하는 것도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었다. 물론 기업에 그만큼의 기여를 했기 때문에 적절한 금액이라고 항변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국내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고용을 창출하는 등의 국민경제에의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에서 그런 거액의 연봉을 지급하는 것은 매우 호사스러운 일로 비판받을 소지가 크다.
여러가지 사건들과 송사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건희 회장 본인의 사법처리 가능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국민여론의 악화는 절박한 일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회장은 해외에서 암수술을 받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상황에서 경영권 이양을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해외에서 딸의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부모로서의 비통함과 함께 많은 고심을 한 끝에 나온 방향이라는 의미도 들어있다.
2. 사법적 절차들은 취소할 수 없다.
삼성이 국민에게 정중한 사과와 반성의 태도를 보였고, 엄청난 규모의 사재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상황에서 국민은 역시 삼성이라는 찬사를 보낼지도 모른다. 또 이건희 회장 일가의 여러가지 곤경에 대한 동정여론도 형성될 여지가 충분히 있어 보인다. 국가경제에 가일층 이바지할 기회를 제공하자는 주장이 강해질 것같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삼성공화국이 아님을 확실히 해야 한다. 그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이해와 여러가지 대국민 약속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찬사를 보내는 것과는 별도로 범법행위에 대한 수사와 법적 책임의 추궁은 멈출 수 없다. 그렇게 중단한다면 대한민국이 삼성공화국임이 오히려 확인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모든 국민은 법앞에 평등하다는 평범한 법원칙을 증명하고 국가의 법치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도 진행되던 수사와 사법처리는 엄정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특별히 돈을 잘벌고 국가재정에 기여도가 높은 재벌이라도 법앞에서는 동등한 권리만을 보장받는 것이 지극히 상식에 부합하는 일이다.
물론 삼성이 결심하고 국민에게 약속한 사회기여가 실행되는 것을 보고 사법부가 적절한 정상참작을 하는 것까지 나무랄 일은 아니다. 그것도 법이 정한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누구나 수용할 수 있는 문제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 일가가 겪고 있는 불행한 가족사도 사법부가 선처를 고려해볼 일은 될 것이나 일반 국민의 경우 그런 것들이 거의 참작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사법부의 판단에 맡기는 길 밖에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도 삼성이 제공한 불법 정치자금을 풍족하게 써 가면서도 국민에게 깨끗한 척하며 정치를 하던 사람들의 치부를 모두 드러내야 옳다. 그들이 국민의 주권을 위임받아 국정을 맡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은 국민보다 삼성의 이익에 종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밝혀서 국민의 지탄을 받도록 해야 한다.
3. 삼성은 삼성의 일을, 정치권은 국익을 위해 일하라.
법적인 문제와 국민의 여론에 따른 대응과 별개로 삼성은 본연의 활동에 위축됨이 없어야 한다. 여전히 삼성은 대한민국 경제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기업집단이고 수 많은 국민이 고용되어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이다. 한국경제의 핵심동력이 삼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의 퇴보는 국민 누구도 바라는 일이 아니다. 국민은 삼성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성장하는 세계 초인류 기업이기를 여전히 바라고 응원할 것이다. 이제 여론의 과도한 재판도 멈추고 사법적 절차를 지켜볼 것이다. 그것이 형평성에 어긋날 경우에는 다시 비판받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국민은 다시 삼성을 지지할 것이다.
따라서, 삼성은 본연의 기업활동에 전념을 기울이고, 국민은 흔쾌히 삼성의 제품을 사서 쓰고, 삼성에 입사하여 삶을 영위하며 우리기업인 삼성을 응원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아 나가야 한다. 삼성의 발전은 곧 대한민국의 발전이기도 하다. 다만 국가적 과제인 사회적 양극화와 고용없는 성장을 해결해 나가는데 삼성도 국내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창출하는 등의 노력으로 협조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은 일이다.
정부는 법집행을 엄정하게 하고 삼성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삼성이 내야할 세금을 탈루하였다면 철저히 징수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거대한 기업집단은 시장에서 엄청난 힘을 자랑하고 있는데 정부마저 그들의 편을 든다면 공정한 시장경쟁이 불가능하다.
시장에서의 균형있는 심판의 역할은 정부의 핵심적인 기능에 속한다. 누가 시장에서 힘으로 횡포를 부린다면 정부가 그것에 제동을 걸어주는 것이 시장을 잘 유지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기업은 이윤동기로 불법행위에 대한 유인을 갖기 쉽다. 정부가 시장을 균형있게 유지하고 감시하지 않으면 언제라도 그런 유인은 행동으로 발현될 것이다.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그렇게 시장의 효율적인 경쟁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정치권은 거대자본이 시장을 독식하지 못하도록 적절한 법적 규제장치를 만들고 불필요한 기업규제를 풀어서 활발한 경쟁이 일어나도록 입법활동을 해야한다. 서로의 정치적 이해에 함몰되어 특정한 계층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은 국익을 해치는 행위이다. 약자를 배려하는 공정한 경쟁의 틀을 만들어가는데 정치권이 노력해야 국민의 굳건한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은 삼성의 일을 열심히 하고, 정부는 정부의 일에 게으르지 않으며, 정치권은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적절히 조절하는 대한민국은 머지않아 경제선진국이 될 것이다. 국민은 때로는 소비자로, 때로는 주권자로, 때로는 감시자로서 역할을 하면 된다. 그렇게 대한민국의 국운을 개척해 나가는 오늘이 되기를 바라며,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미래를 열어나가는 기업과 가계와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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